[ 용사 파티의 짐꾼 - 못무 ]
평점: #2점
장르 : #ntl #ntr
'용사 파티의 짐꾼' 이라는 소설을 읽어보았다. 스토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여신의 계시를 받은 용사 에릭은 소꿉친구인 정령사 유니, 순진한 신관 아린 그리고 도도한 마법사 세리아와 파티를 결성해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누가 봐도 무난한 용사물의 클리셰라고 볼 수 있는 구성이다. 파티의 자금 확보를 위해 고용한 짐꾼 제렌을 빼면 말이다. 그리고 짐꾼 제렌의 합류로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 소설의 특징 이라면 이 소설은 2인 주인공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 편마다 용사와 짐꾼 그리고 필요하다면 히로인까지 각각의 1인칭 시점이 달라지며 서술 주체에 따라 소설의 장르도 달라진다. 용사의 시점에선 NTR물일 것이고, 짐꾼의 시점에선 NTL물이며 히로인의 시점에선 능욕물이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NTR 소설들의 포인트는 '뺏긴다'라는 점에 있고, 때문에 NTR을 중심 소재로 채택한 성인물은 대부분 이 '뺏긴다'라는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빌드업에 공을 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NTR독자들의 입맛에 맞춘 하드한 NTR물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용사는 짜증날 정도로 답답하고 눈치 없는 캐릭터다. 의심은 하지만 이것을 확인할 용기는 없고, 그렇게 혼자 고민하는 사이에 모든 히로인을 뺏기고, 어쩌면 용사 자리 마저 짐꾼에게 뺏길지도 모르는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독자는 용사에게 감정이입하기 매우 어렵다.
오히려 소설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짐꾼이 주인공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보인다. 하지만 이 소설은 히로인을 뺏기는 용사의 시점을 나름대로 충실히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독자들이 공감하기 힘든 용사 같은 경우에는 NTR독자들에게는 단점이겠지만, 'NTR을 이런 느낌으로 보는구나' 하고 간단히 찍먹만 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징인 이 소설에서 짐꾼이 히로인들을 조교하는 데 있어 '하렘'이라는 점을 적극 이용하는 데에 있다. 단순한 순애물이라면 용사와 히로인이라는 1:1의 단순한 구도에서 제3자가 두 명의 연애에 끼어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히려 1:3이라는 하렘이기에 외부인인 짐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전형적인 '누가 좋은지 딱히 확언은 안하는' 어장에 가까운 하렘은 태생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 히로인들끼리 버림받기 싫다, 나만 그를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은연중에 서로를 견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티 속에 녹아든 짐꾼은 하렘의 기반을 흔들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히로인인 츤데레 마법사 세리아의 경우, 짐꾼이 몰래 수통에 최음약을 섞어서 발정이 났는데, 그렇다고 짐꾼이랑 떡을 친 것도 아니고 음약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그냥 자위하는 거 좀 보여준 걸 용사한테 들키기 싫어 결국 짐꾼과의 육체관계까지 간다. 이성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다. 이게 그냥 1:1 순애물이었으면 짐꾼이랑 떡각 재려고 작가가 무리수 좀 뒀구나 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리아의 시점으로 보면, 냉정히 말해 용사가 꼭 자길 골라준다는 법은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강력한 연적이 있는데다가 과연 용사가 자신의 순결을 믿어줄까? 그 호구같이 착한 용사라면 자신을 믿고 짐꾼의 모가지를 쳐주긴 하겠지만, '그녀가 정말 짐꾼과 아무 관계도 아니었을까' 라는 의문만큼은 평생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용사에게는 다른 두 여자에 비해 평생 지울 수 없는 스크래치가 남은 여자가 되는 것이다. 당장 짐꾼을 죽여버려야 할 상황에서 세리아는 짐꾼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그의 요구에 응하는 선택을 해버린다. 고점에 산 주식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찍힌 순간 손절을 치지 못하고 미련하게 버티고 또 버티지만 내려간 수익률이 -20%가 되고 -30%가 되듯, 짐꾼의 요구도 자위를 보여달라에서 대딸이 되고 펠라가 되며 점점 과격해진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저점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마이너스 수익률과도 같은 수렁에, 설상가상으로 용사로부터 짐꾼과의 관계를 의심받기까지.
협박을 한 건 짐꾼이지만, 선택을 한 건 자신이다.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공유하는 건 짐꾼밖에 없고, 그가 주는 쾌락은 달디달다. 진정한 자신을 바라봐주는 건 짐꾼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조교가 끝난 세리아는 짐꾼의 노예로서 용사가 모르게 파티 내에서 분탕을 치는 조력자가 되고, 다음 먹잇감인 여신관 아린을 향해 마수가 뻗치는 느낌으로 이어지는 장편야설이라 할 수 있겠다.
본인이 NTR 취향이다? 그럼 용사 시점에 주력해서 보면 된다. 본인이 NTL 취향이다? 그럼 짐꾼에 이입해서 소설을 즐기면 된다.
그렇다면 이제 이 소설의 단점을 설명해 보겠다. 이 소설의 단점은 '굴레' 라는 소재와 결말 관련 부분이다. 우선 결말 관련 부분부터 말하자면 피해자들(히로인들)이 자발적으로 가해자(짐꾼)에게 가는 엔딩이었다는 점이다. 그래도 엔딩은 현재 수정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결국 갑작스럽게 용사를 승리하게 하려다 보니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보이고, 짐꾼에 몰입하던 독자들에게 역으로 ntr을 경험하게 했다. 그리고 굴레라는 소재는 이 소설에서 NTR이 나타나게 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굴레는 짐꾼의 강제력과 예속욕구와 관련이 있는데, 사라지면 짐꾼에 대한 분노나 공격성을 드러내는데에 장애가 사라지며 짐꾼이 굴레가 사라짐으로써 문양을 잃고 그로 인한 부가 효과였던 뛰어난 성적능력을 잃었을 것을 고려하면 굴레가 부서진 시점에서 짐꾼 캐릭터는 세리아를 위시한 세명의 공략 캐릭터들에게 자신이 여전히 주인이라는 것을 증거할 모든 수단을 잃는다. 여전히 일반인보다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이전과는 확연한 차이가 생긴다. 그리고 그런 능력이 없다면 굳이 짐꾼에게 복종할 이유가 없다.
마지막 전투에서 급작스럽게 마왕이 되고자 하는 짐꾼,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복종하는 파티원들, 용사를 떠올리다가 맥 없이 머리가 멍해지는 유니, 용사의 어찌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행동들과 고학력자인 세리아의 어처구니 없는 대처. 모두 굴레 때문이다. 거의 모든 개연성을 '굴레' 라는 소재 하나만으로 해결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왜 이제 와서 세리아나 아린의 애정은 굴레가 아니였다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굴레하에 있었던 모든 과정들이 전부 굴레로 강제된 감정들 아니였던가.
하지만 결국 굴레 자체를 없었던 것 취급하려고 한다. 그런데 결국 굴레로 인해 이어졌던 관계로 귀의한것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굴레가 부서진것이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굴레 하에서 관계를 맺었던 자들과 거리를 둔다는게 더 개연성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독자들의 의견을 전부 받아들이려다가 결말 부분과 굴레 부분을 많이 말아먹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는 이 소설은 NTR독자보단 NTR물의 감성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일반 독자들에게 적합한 소설이다. 소설의 구성상 NTR보단 짐꾼 제렌이 주인공인 NTL물에 가까운 구성이기에.
장점 : 필력
단점 : 결말, 쥐흔
한줄평 : 주로 용사에 몰입하던 독자들의 쥐흔이 소설 결말도 망쳐놓고 과정까지 최악으로 망쳐버린 소설
평가 기준
5점 : 여러번 읽어도 될 소설
4점 :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소설
3점 : 평범한 소설, 조금 아쉬움
2점 : 단점이 많이 보이는 소설
1점 : 왜 이런걸 보는지 궁금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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